본문 바로가기
REVIEW

내일(2022) 중도하차하는 솔직한 감상(스포일러 있습니다)

by 쀼윙 2022. 4. 12.
반응형

 

줄거리

동양에서 저승사자란 이승과의 연이 다 한 영혼을 명계로 인도하는 자를 일컫습니다. 그들은 신은 아니지만, 신을 보필하여 그들의 일을 대신하는 이들이기도 합니다. 신이란 인간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을 관리하는 자입니다. 현대의 이승은 만연한 개인주의로 고립된 인간들로 가득해, 출생률은 계속해서 최저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인간들이 정해진 명운을 다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제는 죽음을 맞이한 이들을 윤회의 고리에 넣고,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망자는 불규칙적으로 늘어나고 출산율은 줄어들고 있는 딜레마에 명부의 사자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자리를 잃게 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그리하여 지옥에 갇혀있던 구련을 불러, 자살하려는 이들을 막는 역할을 맡기고자 합니다. 이승에서 지켜야 할 사자의 원칙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는 구련의 브레이크 역할을 맡고 있는 임륭구와 위기관리팀을 꾸립니다. 주마등의 입사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임륭구는 정시 퇴근을 고집하는 원칙 주의자입니다. 그에게도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성향이 전혀 다른 둘 뿐이지만 나름대로 업무를 쳐내던 위기관리팀에 위기가 닥칩니다. 업무를 처리하다가 전혀 관계없는 평범한 인간을 사고사 시켜버리고 말았던 것입니다. 인간 최준웅은 매번 취업에 물을 먹고 있던 취업 준비생이었습니다. 상제는 최준웅에게 6개월간 저승사자 업무를 도와주면 코마 상태에서 벗어나게 해 줄 것을 약속합니다. 최준웅은 정의감에 자살하려던 인간들의 고뇌를 힐난하는 저승사자들에게 맹비난을 퍼붓고 결국 위기관리팀으로 배정받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불협화음을 자랑하던 위기관리팀은 혈기를 참지 못하고 달려드는 최준웅 때문에 곤란하지 그지없습니다.

출연진

구련(배우 김희선)

지옥에서 400년을 버티고 돌아온 여자, 저승사자로 근무하는 조건으로 상제와 거래를 합니다. 자살하려는 사람을 살리는 임무를 맡은 위기 관리팀의 팀장을 맡는 조건으로 구련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 것입니다. 이미 죽은 자들을 관리하는 직책을 오래도록 수행했던 일반적인 저승사자들과는 달리 구련은 아직 살아있는 이들에게 조금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위기관리팀은 그녀를 제외하고 팀원이 하나뿐인 조촐한 구성을 가졌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살하려는 이들의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측정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감정에 북받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는 이들을 그저 좋은 말로 구슬려 달래는 천편일률적인 방법 대신 구련이 사용하는 방법은 조금 가혹할지도 모릅니다. 상대의 가장 아프고 쓰린 곳을 후벼 파는 말로 오히려 정신이 번쩍 들도록 하는 겁니다. 분노든 회한이든 다시 살아갈 의지가 생기도록 충동질하는 다소 과격한 방법입니다. 그렇게 약간은 극단적인 방식을 사용하던 구련의 팀의 색깔과 전혀 맞지 않는 정의감에 불타는 굴러온 돌이 박힙니다. 사사로운 감정에 휘말리지 않는 차가운 그녀나 임륭구와는 사사건건 손발이 맞지 않는 최준웅의 등장으로 그녀는 잃어버린 인간성을 돌아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 구련의 소원이나 지옥에 가게 된 계기는 여전히 의문스러운 점이 가득합니다만, 자살하려던 이들의 고통에 공감하고 동정하면서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모습은 아직 그녀에게서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합니다.

최준웅(배우 이로운)

편법 없는 취업의 문턱은 너무도 높아 매번 고배를 마시고 있는 대한민국의 평균적인 수준의 대학교 졸업생들 중 한 사람인 최준웅. 그는 사춘기 시절부터 고쳐야 했던 고질병인 오지랖을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면접에서 또다시 실패하고 돌아가는 길에 생면부지인 남의 자살 소동에 휘말려 그를 구하고 본인은 코마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홀어머니와 여동생만 남겨두고 긴 시간을 병상에서 병원비만 축낼 수는 없었던 그는 상제와의 거래로 6개월간 저승사자의 의무를 다하게 됩니다.

리뷰

각본이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작품을 살릴 배우들의 흡입력이나 연기력이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악인에게 개별적인 복수를 하는 구련의 명분이나 목적, 매번 손해를 보면서도 남의 일에 참견하는 최준웅이라는 캐릭터의 성격에 대한 개연성을 표현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또한, 영화 '신과 함께'와 견줄만한 눈물을 억지로 짜내는 신파는 촌스럽기까지 합니다. 특히, 최준웅의 절친한 친구인 남궁재수의 어린 시절 회상씬은 한 화 분량의 유치한 촌극이었습니다. 조금 더 세련된 연출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의문이 드는 21세기와는 동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더 이상 보지는 못할 것 같아 도중하차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