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면 뭐하니? ]
MBC 예능 방송국의 일등공신 프로듀서 김태호와 유재석의 재결합으로 첫 방송부터 굉장한 화제가 되었던 프로그램입니다. 개인적으로 초반에 모 가수의 출연으로 적응하지 못하고 시청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고정 출연진이 안정적인 포맷을 형성해 진행하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재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과거 '무한도전'에서 출연진들에게 늘 새로운 과제를 주었던 김태호 프로듀서는 이번에도 그들에게 일명 '부캐*'를 만들 기회를 제공합니다. 언제나 유행을 만들어내는 그의 행보는 한국의 2030 세대에 큰 영향을 끼치곤 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적성과 특기를 그대로 살려 직업을 가지고 있다거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는 못합니다. 원하던 일을 하고 있다고 한들 이상과 현실이 만들어내는 괴리로 인해 실제로 인생에서 본인이 느끼는 만족감은 굉장히 떨어집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전염병 '코로나'로 인해, 개인의 고립과 우울감은 더욱 커졌습니다. 현실적으로 직업을 잃은 사람도 셀 수 없으며, 수입이 줄어든 이들도 무수합니다. 물리적인 시간은 흘러가는데 개인의 시간은 멈춰있다는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싶은 욕망은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기대 수명이 늘어난 지금부터 자신의 노후를 위해 임종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진 것을 김태호 프로듀서가 또다시 정확하게 캐치했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인 유재석 씨가 생면부지의 환경에 갑작스럽게 봉착해서 어떻게든 상황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일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입하거나 맹목적으로 웃으며 '놀면 뭐하니?'는 많은 사랑을 받게 됐습니다. 사실, 정말 잉여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된 사람들 중 하나인 필자는 프로그램 타이틀만 봐도 좀 씁쓸해지긴 했습니다. 취업도 미래도 모든 것이 불안정한 젊은 세대가 '본캐**'와 '부캐',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부캐 : Sub Character
**본캐 : Main Character
[ MBTI ]
이미 많은 회차를 진행한 프로그램에서 굳이 한 회차를 선별해서 리뷰를 작성하게 됐습니다. 아는 분들은 이미 질리도록 들었을 16가지 유형의 성향의 분류 방식인 MBTI(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이야기를 아주 오래전부터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자유나 행복보다는 단체의 조화나 성공을 우선시했으면 하는 입장을 가진 이들의 고리타분한 설교에 사용되기도 하는 말입니다. 사실 저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었던 시절이나 상황은 먹이사슬이 생태계에 명확하게 영향을 주던 시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생존을 위해 무리를 지으며 소속감이나 안정감을 얻었던 세월이라면 개인의 희생을 요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대의명분을 위해 손해를 볼 까닭을 알 수 없는 개인의 시대가 왔음에도 여전히 사람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원합니다. 신빙성이 없는 혈액형, 별자리, 12 간지 등 타고난 특질을 대화의 물꼬를 트는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근래에는 조금 더 변별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새로운 분류 방법이 등장하면서 꽤 유행했습니다.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들까지 요즘은 궁합이 맞는 서로의 부류를 나누는 편리한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그룹의 구성은 일률적인 것보다는 다양성을 갖추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만, 함께 있을 때 조금 더 상호 간의 정서에 안정감을 주는 존재도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성행하는 무료 검사지는 자신이 답안을 작성하므로 정확한 검사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너무 과몰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 MBTI 특집 - E vs. I ]
가장 첫 머리에 오는 E와 I에 대한 이야기는 MBTI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큰 거부감 없는 주제가 됩니다. 우선, E는 Extraversion의 약자로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타입, I는 Introversion의 약자로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타입을 말합니다.
이번 특집에는 기존 출연진인 유재석, 신봉선, 이미주, 하하, 정준하 외에도 최근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이선빈, 웹툰 작가로 유명한 이말년, 다양한 활동을 하는 배우 이이경, 아이돌 라붐의 진예, 래퍼 조나단이 함께 출연합니다. 출연진들은 성향을 기준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지게 됩니다. 내향적인 성향을 가진 유재석, 이미주, 이선빈, 이말년, 조나단이 한 팀이 되고,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신봉선, 하하, 정준하, 이이경, 진예가 나머지 한 팀이 됩니다. 이들은 나누는 대화의 패턴이나 목소리의 크기부터 큰 차이를 보입니다.
어느 팀이 자신과 더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에 관점을 두고 시청하면 즐거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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