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에 행복하게 살고 있던 마법사와 마녀들에게 초대장이 도착합니다. 오래된 서점에서 책을 읽던 엠마 왓슨(Emma Watson)에게, 택시에 타고 있던 매튜 루이스(Matthew Lewis)에게도. 오프닝부터 설레고 있던 나는 다큐멘터리의 초반에는 설마 해리포터 역의 다니엘 래드클리프(Daniel Radcliffe)가 불참한 것은 아닐까 했는데, 역시나 그의 캐스팅에 얽힌 많은 비화들처럼 마지막에 등장했습니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Chris Columbus)과 다니엘의 독대로 다큐멘터리는 시작합니다. 당대 최고로 주목받던 조앤 K. 롤링(Joanne K. Rowling)의 소설을 어떻게 영화화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과 함께 말입니다. 판타지 장르의 소설 원작의 영상물들은 대부분 원작의 방대한 세계관을 그대로 표현하기가 굉장히 난이도가 있습니다. 더욱이 거대한 해리 포터의 팬덤은 부담을 더하기 마련이라, 감독이 느꼈을 압박감은 엄청나지 않았을까 예상해 봅니다. 해리 포터 역의 다니엘은 감독이 촬영장 분위기를 너무나 편하게 만들었다고 진술합니다. 당시에 대부분의 주연들이 아주 어린 나이였기 때문에 세트장의 환경에 큰 영향을 받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다큐멘터리에서 보여준 촬영장의 영상들 속에서 모든 아역들은 서로 즐겁게 장난을 치고 가벼운 분위기를 보여줍니다. 어른들이 모든 부담을 지고, 아이들은 행복했음을 증명합니다. 그저 인기 작품이었던 해리 포터에 출연하는 것만으로 기뻤던 아이들이 어느새 성인이 되고, 거대한 부를 축적하고 나니 당대 훌륭했던 제작진들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거라 생각합니다. 크리스 감독은 자신의 딸이 해리 포터의 엄청난 팬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이 영화화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딸과 대화하다가 그는 눈앞에 이 마법 같은 소설이 영상화되는 것을 상상합니다. 그렇게 롤링을 만난 크리스 감독은 영화화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전 세계에 두터운 팬층이 존재하는 작품이니만큼, 배우들을 캐스팅한 일화들은 이미 꽤 알려진 것들이 많습니다. 메인 캐릭터인 해리 포터,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론 위즐리 삼 인방의 일화는 더욱이 그렇습니다. 주인공인 해리포터의 캐스팅은 제일 마지막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지금도 다른 배우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만큼 엄청난 싱크로율을 자랑하는 그를 생각해 보면, 제일 고려할 부분이 컸을 거라 생각합니다. 헤르미온느와 론에게 인물에 대한 자신만의 깊이 있는 해석을 원했던 감독은 그들에게 숙제를 냅니다. 엠마 왓슨은 12페이지의 보고서를 제출한 반면, 루퍼트 그린트(Rupert Grint)는 숙제를 아예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오히려 해리 포터에 과몰입한 광팬들의 심장을 뛰게 했을거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직도 해리포터를 사랑하는 팬 중에 한 명이기 때문에 몹시 공감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엠마 왓슨은 그 어린 나이에도 자신 말고는 헤르미온느가 될 사람이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오디션을 치렀다고 합니다. 그녀의 한결같은 당당함은 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루퍼트는 고작 열네 살의 나이였음에도 카메라 앞에 설 준비가 이미 끝난 완벽한 배우였습니다. 인터뷰 내내 농담을 던지는 그는 소설 속의 론과 다른 점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모든 제작진을 고민에 빠지게 했던 해리포터 역의 다니엘은 아역 배우가 아니었습니다. 7년을 미국에서 촬영해야 하는 스케줄 일정은 일반적인 가정의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일이었습니다. 다니엘의 부모는 그의 출연을 완강히 반대했습니다만, 삼고초려로 전 세계가 사랑한 완벽한 해리 포터가 만들어집니다.
5-9의 4분의 3 승강장이라는 암호 같은 장소에 가본 사람은 없어도 아는 사람은 셀수 없이 많습니다. 벌써 20주년이 되어 성인이 된 그들을 보고도 여전히 호그와트가 떠오릅니다.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해리포터 테마파크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아직 학생이라 스태프를 구매하지는 못했는데, 언젠가 런던의 해리포터 스튜디오에도 가보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추억이 되살아난 기분이었습니다. 전 세계의 어린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준 제작진들과 배우들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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