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송하영은 정의를 구현해야 할 경찰들이 진급 따위를 목표로 불의를 저지르는 과정을 못 본척하지 못하고 상사와의 마찰로 좌천까지 당하면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상적인 행보를 지지하는 다른 부서의 국영수 계장이 송하영과 자신을 주축으로 범죄 행동 연구 부서를 만들고자 합니다.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집단인 경찰 측의 무수한 방해와 괄시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결국 한국 최초의 프로파일러를 목표로 하게 됩니다. 한국에서 일어났던 강력 범죄의 양상을 밝히는 이들의 활약상을 보여줍니다.
출연진
송하영(배우 김남길)
어린 시절 겪은 작은 사고 현장에서 범죄에 희생된 피해자의 시신을 목격한 주인공 송하영은 타인의 감정에 깊은 공감 능력을 갖게 됩니다. 누구보다 섬세한 감정선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기에 오히려 겉으로는 내색하려 하지 않습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듯이 생색내지 않고 묵묵하게 주변을 챙기는 따뜻한 사람입니다. 강력 범죄를 다루다 보니 거친 성향을 띠고 있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인 강력계 현장에서 신중한 그는 이질적인 존재였습니다. 그의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기 일쑤였기 때문에 송하영은 독단적으로 수사하며 활약합니다. 그러나 국민의 공익을 위한 기관임에도 성과제처럼 운영되는 집단 속에서는 인정을 받기보다는 더욱 반감을 삽니다. 그러던 와중에 평소 그를 눈여겨보던 감식반의 국영수 계장으로부터 새로운 부서의 중역이 되어줄 것을 권유받습니다.
국영수(배우 진선규)
이전의 진선규 배우는 주로 악역이나 건들거리는 역할을 도맡아 왔습니다만, 이 작품으로 그는 천의 얼굴이라 해도 좋을 배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입니다. 굉장히 선하지만 결코 물렁한 성정을 가진 사람이 아닌 실력파 감식반의 일원. 보수적인 집단에서 극단적인 개혁을 요구할 수 있는 입지를 가지고 있고, 송하영과는 달리 하극상을 밥 먹듯 하지만 그를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없을 만큼 사회적으로 수완가이기도 합니다. 융통성은 있지만 스스로를 위해 요령을 피우지 않는 성실한 그는 송하영의 잠재된 능력을 간파하고 국내에 프로파일링을 정식으로 도입할 초석으로 삼으려 합니다. 윗선의 무수한 반대와 다른 부서의 무시에도 굴하지 않고 그들의 본진인 범죄 행동 분석팀을 지켜냅니다.
윤태구(배우 김소진)
이 시대의 여성 모두를 대변하는 역할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별을 이유로 견제하고 편견을 들이미는 남성 중심의 사회는 경찰 집단뿐만이 아니라 전체 사회니까요. 여성들은 스스로 이뤄낸 성과에서도 온갖 의심의 잣대에 직면하게 됩니다. 윤태구는 그 모든 모략을 무시하고 팀장에 자리에 오른 강력계 형사입니다. '여'라는 수식어구는 모든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남성들과 다른 존재로 구별하는 기분 나쁜 말입니다. 잡아들일 나쁜 놈들도 대부분 남성인 집단이기 때문에 윤태구가 현장에 도착하면 목격자들은 기동 수사대의 수장이자 팀장인 그녀를 여자, 아가씨 취급합니다. 무능한 경찰들이 지천에서 지저분한 짓을 해도 눈에 띄지 않고, 윤태구는 고결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자신을 같은 이유로 찍어 누르려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언제나 모두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송하영에게도 적개심을 품고 있었지만, 오해를 풀고 신뢰하게 됩니다.
리뷰
범죄자가 순진하다면 경찰도 조금은 멍청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범죄는 평범한 사람들이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방법으로 발생합니다. 법망의 사각에서 벌어지는 지능적인 사기부터 한결같이 보호해 줄 울타리가 없는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졸렬하고 잔악한 범죄까지. 사람들은 약자의 비명과 그들의 단말마를 듣지 않습니다. 무차별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에 중점을 두고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편집한 기사에 열광합니다. 작품 속에서 최윤지(배우 공성하) 기자가 하는 고민을 모든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공감하고 슬퍼할 줄 아는, 잃어버린 인간성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국내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여길 수도 있겠지만, 부디 타인의 아픔이었을 사건에 애도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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