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반정공신들의 손에 폭군 연산군이 폐위되고, 더 이상 충신으로 보이지 않는 관료들의 권세가 두려워 목숨을 구걸하는 허수아비가 왕좌에 올랐습니다.
이 이야기는 선종의 적장자 세자 이태가 왕위에 오르며 시작됩니다. 중전 윤 씨는 이태를 무사히 보위에 오를 수 있게 해 준 가문의 여식이기도 했으나, 그의 어미를 궁지로 몰아 죽인 원수의 딸이기도 합니다. 불쾌하게도 연심을 들먹이는 그녀에게 빨리 죽으라 등을 떠밀고 어지러운 어심을 다잡아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목에 칼이 들어오는 궁 안에 자신의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숨 막히는 대비와의 신경전 끝에 그는 또다시 잠이 오지 않는 밤을 지새우다 평화로웠던 세자 시절을 떠올립니다.
철없는 불한당이나 다름 없던 치기 어린 세자는 유정을 만나 마음을 빼앗깁니다. 이태는 세자빈 간택에도 알력을 행사하려 하는 공신들을 견제하기 위해 사림을 끌어들이자는 그럴듯한 궤변을 늘어놓습니다. 그들의 반발을 두려워하면서도 선종은 아비가 된 마음으로 세자가 원하는 대로 유학수의 여식과 국혼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 대가가 너무 컸습니다. 반역자의 여식이었던 중전이 역모를 꾸미고 있었다는 모함을 받습니다. 이태를 지키기 위해, 인영 황후는 스스로 독을 마시고 독살로 위장하여 세자의 보위를 약속받습니다. 부원군이 될 뻔했던 유학수는 참수를 당하고, 세자빈이 될 유정 또한 차례가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이태는 그녀를 구해 훗날을 도모하기로 합니다.
출연진
이태(배우 이준)
생각보다 정극 연기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선대의 비참한 삶을 보고 자란 탓에 그의 목표는 성군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왕권을 강화하여 박계원을 비롯한 공신들을 모조리 도륙하는 것. 아버지처럼 허수아비를 연기하며 좌의정 박계원의 말을 듣고 있지만, 이태는 치밀하게 복수할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허나, 유정을 마음에 담은 사실은 변하지 않아서 신분을 숨기고 보름에 한 번씩 그녀를 만나고 있습니다. 평화롭게 살길 바랐던 유정이 복수를 위해 입궁하면서 그의 계획에 차질이 생깁니다.
유정(배우 강한나)
그녀는 시대를 앞서간 죽림현의 실질적인 수장입니다. 평민이라 할지라도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도의가 있는 여인입니다. 이문을 남기지 않고, 자신의 사람을 만들어 공신들의 주변을 탐색합니다.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기 위해 복수할 때까지 그녀는 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박계원(배우 장혁)
연산군을 끌어내린 반정의 공신의 수장. 조선을 가장 위한다는 대의명분을 앞세워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도 합리화하는 권모술수의 달인입니다. 그가 공신들 앞에서 하는 행색을 보면 본인이 왕인양 굴고 있습니다. 다시는 폭정으로 종묘를 어지럽히게 두지 않겠다는 것을 빌미로 자신의 질녀를 중궁전의 새로운 주인으로 삼으려 합니다. 그러나, 마냥 순종적인 이태가 자신 모르게 일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대비(배우 박지연)
선종의 계비. 반정공신들과 서로의 뒷배를 봐주고 있습니다. 좌의정 박계원을 연모하였던 과거가 있습니다. 백년가약을 맺지는 못하였으나, 그와 정치적으로 같은 배를 타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조원표(배우 허성태)
박계원 다음가는 권력을 가진 실세, 병조판서. 자신의 딸 앞에서는 그저 맹목적인 사랑을 베푸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딸이 평탄한 삶을 살기를 바랐으나, 국혼을 빌미로 좌의정과 병조판서의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이태의 정치적 계략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조연희(배우 최리)
권력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병조판서의 금지옥엽. 무뢰배들을 만나 곤경에 처한 그녀를 구한 것이 조선의 군왕이었습니다.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도 남을 힘을 가졌음에도 운명의 장난처럼 이태에게 끌립니다. 지독한 첫사랑으로 그녀는 조선의 국모가 되길 원합니다.
리뷰
부모님들이나 좋아하시던 촌스러운 사극에서 벗어나려는 연출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판에 박힌 클리셰는 어쩔 수가 없는 일이지만, 그런대로 볼만 했습니다. 바둑판에 공신들을 흰말로 도열해 젊은 세대들도 한눈에 정치 암투를 볼 수 있게 한 것도 괜찮았습니다.
좌의정과 병조판서의 기싸움은 권력을 가진 이들의 욕심이 끝을 모른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약한 왕권 아래에 여우가 왕 노릇을 하려하는 작태입니다. 대의를 도모하기 위해 정인을 방치해두는 무정한 남자와 아무것도 모르는 주제에 순애보로 그를 괴롭히는 여인. 충분히 현명한 유정을 이렇게 무력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을까 아쉽습니다.
복수와 연심으로 어지러운 궁중 암투 '붉은 단심'의 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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