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여섯 명의 개성 넘치는 친구들이 뉴욕 맨해튼의 한 아파트를 주 무대로 펼치는 이야기.
등장인물
레이철 그린(배우 제니퍼 애니스턴 Jennifer Aniston)
현대의 귀족 같은 삶을 살 수 있는 부를 가진 의사 아버지를 둔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살아왔던 그녀는 등장부터 임팩트 있었습니다. 레이철은 아버지 대신 자신의 생계를 책임져줄 이와 사랑 없는 결혼을 하려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인 모니카 갤러를 찾아옵니다. 그녀의 등장으로 10년간 드라마 프렌즈가 시작됩니다. 비교적 평범한 중산층의 부모를 두고 있는 모니카와는 달리 무능력하게 나이만 먹고 있었던 자신을 돌아보게 된 그녀는 아버지 명의의 신용카드를 잘라 버리고, 자신의 인생을 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트로피가 되기를 거부하고, 자신의 트로피를 꿈꾸게 된 레이철은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모니카 갤러(배우 코트니 콕스 Courteney Cox)
모니카는 결벽증에 이기는 일에 강박을 가진, 조금은 히스테릭한 성격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시트콤 같은 프렌즈의 특성상 누구도 악인으로 그려지지 않도록 연출에 각별한 신경을 쓴 것 같지만, 그녀의 부모님은 어떨까요? 그들은 모니카의 유년기부터 평생을 친오빠인 로스 갤러와 비교하고 차별했습니다. 로스 또한, 모니카가 느꼈을 불편을 외면하고 자신의 편의를 챙겼습니다. 성격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시기에 학대와 별반 차이가 없는 대우를 받았음을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족을 사랑하는 착한 딸이자 동생인 모니카보다 여리고 선한 사람이 있을까요?
피비 부페이(배우 리사 쿠드로 Lisa Kudrow)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히피 피비, 그녀는 여섯 명의 친구들 중에 가장 독립적인 인물입니다. 그녀는 안전한 집과 모범적인 부모는커녕, 나쁜 어른들에게 이용당하고 버려지는 일을 수차례 당해야 했습니다. 생계를 유지하거나 돌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은 발군이지만, 애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를 지속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특히, 사랑의 결실인 '결혼'과 결과물인 '가정'에 대한 의견이나 접근이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후에 그녀의 짝이 된 마이크는 자신의 이혼 경력으로 자신감이 없어진 남자였습니다. 결국, 이혼한 남자마저 구제한 무적의 피비. 그녀 혼자 감당한 인생의 무게가 엄청나다고 생각합니다.
챈들러 빙(배우 매튜 페리 Matthew Perry)
정체성이라는 단어도 모를 만큼 어린 시절에 부모님의 이혼, 아버지의 커밍아웃 등 엄청난 일을 겪었다는 블랙 코미디에 적합한 설정의 인물. 처음에는 챈들러가 엑스트라 정도의 역할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모니카라는 핵심 인물과의 로맨스가 후반에는 거의 주된 내용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배우인 매튜 페리의 인생은 복권에 당첨된 수준입니다. 불편한 문제에 직면하면 그가 보이는 자기방어적인 행동들은 정말 다양합니다. 아이같이 행동하며 시선을 끌어 주제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거나, 농담을 던져 분위기를 바꾸고 사태를 무마하려고 합니다. 갈등의 끝이 사건의 해결이 아니라 파경이라고 믿는 이들의 태도입니다. 경제적인 능력은 가장 특출 나지만, 속내는 상처받은 어린아이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챈들러가 생각도 많고 욕심도 많은 모니카를 만나면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조이 트리비아니(배우 Matt Leblanc)
일차원적인 욕구에 충실한 역할입니다. 그럼에도 거부감이 들지 않는 것은 그가 선하기 때문입니다. 매력적인 외모 덕분에 이성에게 인기가 많다는 설정으로 극 중에서도 배우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얻은 인연은 쉽게 끝나기 마련입니다. 조이는 이름 그대로 즐거운 사람이기는 하나, 시즌을 거듭할수록 성장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인간적인 성장을 하지는 못한다는 인상을 줍니다. 챈들러의 우수한 경제적인 능력이 없었다면 이들의 우정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로스 갤러(배우 데이비드 쉼머 David Schwimmer)
챈들러의 자기방어는 귀여운 수준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로스는 비겁한 유형입니다. 당연하게도 사람은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지키고자 상황을 모면하거나 회피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성공한 백인 남성처럼 살고 싶은 본인의 인생 계획에 적합한 타인을 이용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로스가 진정 사랑한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리뷰
각본이 처음 구상되기 시작했을 시간까지 넉넉하게 20년 정도를 생각해도 세상은 너무 변했습니다. 레이철과 모니카가 입은 크롭과 진은 여전히 촌스럽지 않고 또다시 유행하지만, 그녀들처럼 유능하고 멋진 이들이 챈들러라면 몰라도 로스 같은 사람과는 더 이상 사랑에 빠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들의 부모가 단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완벽한 가정을 꿈꾸는 모니카를 상처 주거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레이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남들이나 할법한 듣기 싫은 소리를 가족이나 친구에게 들으며 살아야 한다는 것은 너무도 불행한 일이니까요.
메인이 되는 여섯 친구들을 제외하고도 많은 배우들이 프렌즈에 화룡점정을 찍었습니다. 제니스의 웃음소리는 시청하는 내내 듣기 힘들었지만, 모든 시즌이 끝나고 나니 괜히 그리워집니다. 저는 한 시즌에 20부작이 넘는 프렌즈를 3회 이상 정주행 했습니다. 저보다 더 많은 회차를 돌려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몇 번을 봐도 바래지 않는 작품이니, 더 늦기 전에 꼭 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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